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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측이 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사상 조사를 교단차원으로 확대하여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자 향린공동체 측이 억울하다며 2017년 7월 7일 11시 명동에 위치한 명동 향린교회 1층 향우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규탄 기자회견을 가짐으로 사태가 더욱 확대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 예수교 장로회 합동측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원회에서는 지난 6월 15일자로 임보라 목사에게 “이단사상 조사연구에 대한 자료요청의 건”이라는 총회차원의 공문(문서번호 본부 제101-1바2호)을 통해 임 목사의 소명을 요청했었다.
이에 임 목사측은 향린공동체(한국기독교 장로회 소속 4개 교회 : 강남향린교회, 들꽃향린교회, 섬돌향린교회, 향린교회) 명의의 반박문과 더불어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예장 합동측이 시비 망동을 하고 있다”며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기보다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담합하는 행동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사진 : 총회측 자료요청 공문>
향린공동체 측의 기자회견은 섬돌향린교회 정김경숙 씨의 사회로 진행 되었으며,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담임목사, 서병서 섬돌향린교회 목회운영위원장, 박진영 로뎀나무 그늘교회 담임목사, 상야 감리교 퀴어함께 소속 목회자, 남웅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운영위원장 순으로 발언이 이어 졌으며, 특별 발언으로 조헌정 원로목사의 반박 발표와 성명서 낭독, 질의 응답 순으로 진행 되었다.
향린교회 윤선주 집사와 강남향린교회 주계수 집사의 성명서에서 향린공동체측은 “예장 합동측은 지난 총회에서 이춘경 목사가 헌의한 ‘퀴어성서주석 번역 발간과 관련한 이단성 조사의건’ 이단대책위원회 상설을 총회 임원회에 맡기기로 결의하였다고 했다”고 밝히며, “정당성을 담보하지 않으며 신학적 준거도 희박할 뿐 아니라 단지 동성애 혐오에 근거한 교세의 횡포라는 것을 이 자리에서 명백히 밝히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성 시비는 예장합동이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반성서적인 것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라며 “동성애를 죄로 보는 성서 구절들이 실상은 동성애와 아무 관련성이 없다는 다각적인 신학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성애자를 배제해온 역사를 돌이켜 해외의 주요교단들은 성소수자를 성직자로 안수하고 동성커플에 대한 결혼 주례를 집례하며 성소수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교단 헌법을 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퀴어 신학은 이단사상이 아니다. 퀴어 관점의 성서해석은 차별을 반대하고 하느님의 공의를 구현하기 위한 학문적이고 실천적인 시도”라며 “성차별, 성적지향 차별을 성서적인 것으로 호도하고 가부장제에 기대어 남성 중심적 교단을 유지해온 잘못에 대해 회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진: 퀴어 신학에 관해 특별발언을 하고 있는 조헌정 목사>
향린공동체 측은 “예장합동만으로도 모자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마저 이 야만에 가담하는 행태를 개탄치 않을 수 없다. 이단사상 조사를 공조하겠다는 각 교단은 산적해 있는 내부 문제들을 먼저 해결하라.”며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 횡령과 배임, 폭행, 목회자에 의한 살인미수 및 살인사건의 범죄들을 기억하길 바란다. 교회를 세습하는 과정에서 용역을 동원해 총회 출입을 막고 가스총까지 겨누는 교단은 자정에 힘쓸 것을 권면 한다. 스스로 경계하고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게 들이대 정죄하라. 교회 내의 수많은 문제들을 썩도록 내버려둔 채 시선을 외부로 돌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사랑으로 하느님의 진리를 드러내야 할 교회가 앞장서서 차별을 옹호하고 편협한 신학적 논리로 하느님의 사역을 실천하는 동료목회자를 심판하여 이단으로 낙인찍으려는 행태를 즉각 멈추라”며 “차별은 하느님의 언어가 아니다. 혐오로 담합하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차별에 맞서서 깨지고 약한 자와 함께 하는 교회가 참 교회요, 이를 실천하는 자가 참 목회자”라며 예장합동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퀴어 성경주석서는 미국 버밍햄 대학교 신학/종교학과 교수인 데린 게스트(Deryn Guest) 박사를 포함한 30 여명이 공동 작업한 “Queer Bible Commentary”가 원제로 2007 년 영국의 저명한 출판사중의 하나인 SCM Press 에서 발간된 퀴어비평에 입각한 성경주석서로, 해외 신학교에서는 성서학 수업의 참고도서로 소개되고 있는 널리 알려진 책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990 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발전된 퀴어비평에 입각하여 성경을 재조명한 신학 서적으로, 퀴어비평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한국 교계에 다양한 토론과 논의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 자체로 “이단”으로 마녀사냥을 당할 이유가 없음을 향린공동체 측은 주장하고 있다.
기자가 회견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조금 특이한 점을 표현하자면 향린공동체 측의 배포자료를 검토하다보면 특이하게도 “하나님”이라는 기존 교단의 표현과는 달리 “하느님”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다소 의아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향린 측의 주장을 확인하고자 예장합동 측 이단대책위 사무실로 수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하였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예장합동 측의 최종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점과 기자회견장에서 임보라 목사의 직접 해명을 볼 수 없었던 점이 석연치 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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