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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민주권시대’, ‘광복의 의미’, ‘친일잔재 청산’, ‘유공자 처우개선’, ‘한반도 평화’, ‘대화의 대북정책’, ‘한일관계’ 등을 밝히며 대한민국의 미래 청사진에 대하여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주권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처음 사용한 말이 아니다. 백 년 전인 1917년 7월, 독립운동가 14인이 상해에서 발표한 ‘대동단결 선언’은 국민주권을 독립운동의 이념으로 천명했다. 경술국치는 국권을 상실한 날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주권이 발생한 날이라고 선언하며, 국민주권에 입각한 임시정부 수립을 제창했다. 마침내 이 선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기반이 되었다”며 국민주권이 이미 선열들에 의하여 주창되었음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자유와 독립의 열망을 지켜낸 삼천만이 되찾은 것이다. 민족의 자주독립에 생을 바친 선열들은 말할 것도 없다”며 “광복은 항일의병에서 광복군까지 애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흘린 피의 대가였다. 의사 이태준 선생, 동아일보 장덕준 선생,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과학자 김용관 선생, 독립군 결사대 단원이었던 영화감독 나운규 선생” 등을 거론하며 광복의 순고함을 주장했다.
또한 “위대한 독립운동의 정신은 민주화와 경제 발전으로 되살아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오늘 저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저마다의 항일로 암흑의 시대를 이겨낸 모든 분들께, 또 촛불로 새 시대를 열어주신 국민들께, 다시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 날이 민족과 나라 앞에 닥친 어려움과 위기에 맞서는 용기와 지혜를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경북 안동에 임청각이라는 유서 깊은 집이 있다. 임청각은 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라며 “무려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일제는 그 집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았다. 지금도 반 토막이 난 그 모습 그대로다”며 대한민국의 현실을 개탄하며 일제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아쉬움을 밝혔다.
또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이다. 명예뿐인 보훈에 머물지도 말아야 한다.”며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하겠다. 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다. 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예우하고 자녀와 손자녀 전원의 생활안정을 지원해서 국가에 헌신하면 3대까지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기회에 정부는 대한민국 보훈의 기틀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고자 한다. 젊음을 나라에 바치고 이제 고령이 되신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다. 살아계시는 동안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의 치료를 국가가 책임지겠다. 참전명예수당도 인상하겠다”며 “보훈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하겠다. 애국의 출발점이 보훈이 되도록 하겠다”며 보훈으로 정체성을 확립할 것임을 밝혔다.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에 입장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도, 분단 극복도, 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은 두말 할 것 없이 평화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 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임을 강조했다.
또한 “평화는 당면한 우리의 생존 전략이다. 안보도, 경제도, 성장도, 번영도 평화 없이는 미래를 담보하지 못 한다”며 “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명확하다. 전 세계와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다. 정부는 현재의 안보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주권국가로서의 역할을 주장했다.
전쟁에 대해서도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된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며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한반도 위기설을 일축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제재와 대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다. 북핵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 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 예외 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대북 기조에 대해 대화가 배제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며 “국제적인 협력과 상생 없이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대로 간다면 북한에게는 국제적 고립과 어두운 미래가 있을 뿐”이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핵 없이도 북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다”고 북핵 동결과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북측에 주문했다.
특히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 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통일은 민족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하는 ‘평화적,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쉬운 일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한 번 북한에 제안한다.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협력을 하루빨리 재개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과 고향 방문, 성묘에 대한 조속한 호응을 촉구한다”며 인도적 문제부터 차례차례 실천할 것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 한일관계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한일관계도 이제 양자관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과거사와 역사문제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발목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셔틀외교를 포함한 다양한 교류를 확대해 갈 것”이라며 한일관계가 긍정적 측면으로 발전하길 기대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이 있다. 우리 정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일본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일본정부의 인식변화와 우리나라의 위안부 문제 재협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은, 외세에 의해 분단된 민족이 하나가 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보훈은, 국민주권을 실현하여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하자”며 제72주년 광복절 기념사를 마무리 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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