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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가 23일 새벽 만기출소에서 보여준 언행에 대하여 사법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거세 회오리가 몰아치는 양상을 보이며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격정의 늪 속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3일 2년이라는 기간의 형기를 마치고 의정부 교도소에서 출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 20여명과 지지자들 다수가 참석해 마치 ‘영웅의 귀환’ 같은 환영식을 만들어 주었다.
이때 한 전 총리는 “2년 동안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며 “큰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저의 진심을 믿고 한결 같이 응원해 주신 분들의 믿음 덕분이었다. 앞으로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었다.
한 전 총리의 발언은 옥중서신에서 “정치적 박해를 받는 양”, “억울한 옥살이”, “가시밭길”을 인용하며 사법부의 판단에 불복하는 행태를 전했던 것과 같은 맥락의 표현이어서 사법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쾌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사법부와 한 전 총리와의 관계는 뒷전으로 밀리는 현상이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 전 총리의 발언을 두고 자유한국당은 “사법부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역형을 받은 한 전 총리에 대해 정치탄압이라고 반발 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중형을 외치는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에 경악을 금할 길 없다”며 ‘아전인수’,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원식 원내대표의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 빨리 있었으면 좋겠다”며 “한국당은 사법부의 정치화와 코드 말할 자격이 없다. 곪을 대로 곪은 사법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발언과 추미애 대표의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 사법개혁이 필요하다”는 발언에 “법치국가의 근간을 뒤흔들려는 듯 집권여당이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고 유린하는 행태”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과거 정부의 사법부 판결까지 부정하는 것은 자기들만 선이고 옳다는 이분법적 사고의 전형이자 그토록 배격하고자 하는 구악 중의 구악”이라고 비판했고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지도부의 말이 사실이라면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억울함을 밝혀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여당의 지도부가 3권 분립 체제 하에서 대법 판결도 부정하는 웃지 못 할 일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한 전 총리 사건은 이례적으로 대법 전원합의체에서 결정했다”며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대법관 전원일치로 유죄의견을 냈고, 한 사안에 대해서는 무려 8명이나 유죄의견을 낸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판결을 정치탄압이라고 하면 사법제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의미”라며 “한 전 총리가 정말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본인이 재심을 청구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이라도 국정조사를 요구하라”고 한 전 총리와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에 일침을 가하면서 “헌정질서를 무시하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친노 대모로 일컬어지던 한명숙 전 총리의 출소로 인하여 정치권은 또 다른 정치논쟁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점차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한 전 총리의 발언에 사법부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하고 정치적 성향으로 매도하여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며, 확정된 판결을 사실상 부정하며 사법부를 적폐로 몰아가는 삼권분립 위배이자 법원 길들이기라고 유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김현 회장은 “사법부의 권위를 부인하는 위험한 일”이라며 “자기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법원을 비판하면 결국 여론재판이나 정치인의 눈치를 보는 재판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민에게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한 검찰 고위간부는 “유죄로 인정된 사안을 사법개혁과 연관 짓는 일을 합리성이 없다”며 한 전 총리와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일갈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사진 :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중인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출처 : 주 원내대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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