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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당 대표 경선에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전격적인 출마선언을 하자 호남계와 안철수계의 당내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와 국민의당 분열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결코 제가 살고자함이 아니다.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며 “백여 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지난 5월 대선에서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지 못했다. 그 성원을 생각하면서 자숙하고 고뇌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국민의당은 몹시 어렵다.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다.”며 “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 원내 제3정당이 무너지는 것은 당원만의 아픔이 아니다.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며 출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 “국민은 그저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정쟁에 동원될 것이다. 원내 제3당, 4당이 있어서 우리 정치에서도 협상하고 타협이 이뤄지는 모습을 지난 몇 달간 지켜보셨을 것이다. 정치를 정치답게 만드는 것이 제3당의 몫이고 가치”라며 “그 소중한 다당제의 축은 우리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저 안철수,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 제가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며 “하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 그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믿음으로 가겠다.”고 출마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지금 이 순간 다시 국민에게 다가갈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기자회견 전에 국민의당 11인의 국회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통해 “책임정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철수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반대한다”며 강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출마반대를 선언한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대선 패배와 이유미 씨 증거조작 사건의 여파로 당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국민의당은 생사의 기로에 서서 혁신으로 거듭나야 산다. 그런 의미에서 전당대회는 앞으로 국민의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뼈를 깎는 각오로 당을 탈바꿈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반대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또 “안 전 대표의 출마는 정당정치에 있어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전투에 패배했어도 패인을 찾아 끊임없이 혁신한 나라들은 번성했다. 패전을 하고도 혁신의 시기를 놓쳐버린 국가들은 결국 패망했다. 대선에 패배하고, 신뢰의 위기에 빠져있는 국민의당이 필요로 하는 것은 현재의 유지가 아닌 혁신”이라며 “전투에서는 질 수 있지만 전쟁에서는 지면 안 된다는 말은 국가를 경영할 때만 쓰이는 격언이 아니라 정당의 경영에도 지켜져야 할 철칙”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출마반대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와 증거 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가 필요하다. 대선 패배, 증거 조작에 직간접 관계가 있는 분들은 책임지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에게 당의 일신(一新)을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며 “우리는 패배의 원인과 혁신의 방향을 찾고 있는 중이다. 현재 당에는 대선평가위원회와 혁신위원회가 가동 중이다.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는 두 위원회의 활동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강한 불만의 뜻을 밝히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출마반대를 밝히고 있는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의원’으로 대부분 호남계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이동섭 의원의 경우 “안철수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환영한다”며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을 때, 개인의 안위보다 당을 구하고자하는 선당후사의 절박한 심정으로 내린 결정에 국민의당 당원이자 국회의원으로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당 내에서 의견이 나눠지며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자 대부분의 정치권 인사들은 국민의당이 내홍을 넘어 분당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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