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정은이 불러주는 그대로 받아 쓴 것에 불과”
7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이루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오찬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대북특사들의 성과를 설명하며 “각 정당들의 초당적 협조를 부탁”했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의례적 통보에 불과 했다”며 오찬에 대한 평가절하의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대당 공동대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한 자리에서 각 정당들은 대북특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거북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 오찬은 1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으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하여 정당 대표들에게 방북 결과와 앞으로의 후속조치에 대한 추진 등을 설명했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정 실장을 몰아붙였으며, 이에 대통령이 직접 설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다 함께 모인 게 처음인 것 같다”며 “국회나 당에 복잡한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당 내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초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 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것 같다”며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 나가면 좋을지 우리 대표님들께서 고견들 많이 말씀들 해 주시고, 지혜도 모아주시기 바란다”라며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당초 특사단이 북한에 갈 때는 탐색적 대화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 되었으나 희망의 보따리를 가져왔고 정상회담 여건 조성이 그 보따리 안에 들어 있었다”며 긍정적 평가를 밝혔다.
청와대 회동과 관련해 박범계 더불어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여러 단계와 단위를 거쳐서 준비 되었으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것이 반영됨으로서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에 이르게 됐다’면서 ‘한미연합훈련 연기가 불가하다는 입장도 이번 합의에 반영되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안보리와 미국 제재 압박이 완화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제재와 압박은 국제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며 한국도 제재와 압박이라는 틀 속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알렸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핵동결이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없다’면서 ‘궁극적 목표는 핵 폐기와 비핵화이며 이를 위해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고, 이를 통해 완전한 핵 폐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대북특사방문에 긍정적 평가를 밝혔다.
아울러 “더불어 민주당은 이번 회동의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북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차원의 대화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며 야당들의 적극적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오찬에서 드러난 문 대통령의 인식”이라는 논평을 통해 “홍준표 대표가 특사 방문이 북핵을 위한 시간벌기용이 될 위험성을 지적하자 문 대통령이 ‘그러면 어떤 대안이 있느냐’”고 한 부분을 지적하며 “홍 대표는 ‘가장 적절한 답은 우리도 그 점을 안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통한 강력한 제재를 병행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화에 다 걸기 한다는 의심을 강화시켰고 국민들은 불안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음을 전했다.
홍준표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북의 김정은 정권은 연일 나와 자유한국당을 비난하고 있다”며 “6.13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권이 지면 자신들의 위장 평화공세의 파트너가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라며 남북합의서를 불신했다.
또 “이번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추진도 그러한 측면에서 북이 기획한 것”이라며 “2005년 9월 19일 공동선언에는 비록 북이 일방적으로 파기했어도 북핵폐기 로드맵이라도 있었지만 이번 합의문에는 그것조차 없다”며 비난했다.
특히 “김정은이 불러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 쓴 것에 불과하다”며 “두 번에 걸친 북핵 사기 쇼에 속고도 또 속는 것은 바보나 할 짓”, “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킵니다”라며 북한의 정치적 쇼에 문재인 정부가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다소 다른 이견을 보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대북특사의 선물보따리에 만족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자유한국당과의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사진1 : 청와대에서 오찬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들 모습. 출처 : 청와대>
<사진2 : 오찬 중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청와대>
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