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에게 오히려 감사... 나는 갈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 공식방문 이틀째인 1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Francesco) 교황을 예방한 자리에서 단독면담을 통해 교황의 북한방문 수용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교황의 공식집무실인 교황궁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궁 내원 궁정장관인 간스바인 대주교의 영접을 받았으며, 교황궁 입구에서는 교황 의장단의 영접행사가 진행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과의 만남에서는 배석자가 없는 것이 원칙으로 통역 등 의사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배석자만 참석하였으며, 통상적으로 30분여 진행되는 만남이 1시간여에 이르는 시간을 할애받는 대우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궁 ‘tronetto’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첫 인사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하게 해 주셔서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으며, 이보다 먼저 교황은 “만나 뵙게 돼서 반갑다”고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다”며 “저는 대통령으로서 교황청을 방문했지만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며 “주교시노드(세계 주교 대의원회의) 기간 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통역만 배석한 채 진행된 면담에서 “교황께서 ‘세계 주교 대의원회’ 등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따뜻하게 맞아 주시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합, 공동번영을 위해 늘 기도하며 한반도 정세의 주요 계기마다 축복과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 주신데 감사하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 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의사를 밝혔다”며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교황께서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올림픽과 정상회담때마다 남북평화 위해 축원해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고 전하자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청와대는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수 있다”며 평양 방문을 공식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반도에서 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교황은 마지막 인사로 “대통령님과 평화를 위해 저도 기도하겠다”고 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님은 가톨릭의 스승일 뿐 아니라 인류의 스승이다”라고 작별 인사를 나눴다.

교황의 한반도에 대한 관심과 북한에 대한 방문을 수용함으로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새로운 모습으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정상간의 노력이 국제적인 이슈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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