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를 눈앞에 두고 북한과 미국의 핵폐기를 둘러싼 신경전이 결국 회담 취소라는 결과로 도출되자 우리를 비롯한 동북아 국가들이 일제히 요동치고 있으며,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1부장의 담화를 통해 회담취소에 대한 유감의 뜻을 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 백악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당시만 해도 북미회담 취소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으며, 단지 연기 가능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 발언이 있어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회담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다짐을 밝혔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귀국한지 하루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보좌진을 대동하고 북미회담취소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짐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이 '패싱'당한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북핵은 단순히 폐기될 사항이 아니며 정치적 합의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북핵의 폐기를 믿는 사람은 문재인 정부뿐"임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도 “펜스 부통령의 거친 언사와 이걸 맞받아친 최선희 부상의 공격 등 북미 강경파의 충돌로 신뢰의 다리가 무너졌다”며 양측의 강경한 발언들이 결국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배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설명을 들어야 하고, 그 설명을 가지고 김정은 위원장과 통화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은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극적인 재반전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김정은 위원장의 담화가 나오도록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은 “떠들석하게 사진 찍고 카메라 앞에서 회담은 하지만 뒤통수를 맞는다”는 논평을 통해 “북한이 대화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중재자를 자청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왔다. 잘 포장된 한미 정상회담 사진이 홍보되고 있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돌연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였다”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대화를 하러 가는 것인가 사진을 찍으러 가는 것인가”라며 “누구와 무엇을 이야기하고 왔길래 매번 상대 진위 확인도 되지않는 뒤통수만 맞는가. 정부가 북한에게, 미국에게 휘둘리며 뒤통수 맞을 때마다 낯부끄러운 국민들은 뒷골이 아프다. 이제라도 사진 찍는 쇼가 아닌 진짜 외교를 해주기 바란다”며 올바른 중재자 역할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문했다.
이처럼 국내 정치권에서는 북미회담 취소에 대한 유감과 더불어 반드시 북미대화가 이루어져야한다는 기조가 여야를 막론하고 형성되고 있으며 더 이상 패싱 당하는 외교는 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문을 통해 북미대화 취소 결정을 매우 유감스럽다고 표현하고 있으며, 한단계 한단계씩 차례대로 밟아나가는 방법을 주문하며 미국과의 대화를 언제든 희망한다는 표현을 내놓으며 북미간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도 미국발 북미대화취소에 중점적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하는 등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국제적 신경전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