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 “온 겨레에게 값비싼 결과물 드리는게 어떤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남북 고위급 회담이 9일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우리측 조명균 통일부장관 과 천해성 통일부차관,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 기획사무차장과 북측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회담 모두 발언에서 조명균 장관은 “오랜 남북 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다”며 “시작이 반이라는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동시에 상충되긴 합니다만 첫술에 첫 숟갈에 배부르랴 하는 그런 얘기도 있다.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 가면 되겠다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지속적 회담을 희망했다.
아울러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는데 특별히 또 우리 북측에서 대표단,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평화 축제로 잘 치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북측 대표로 참석한 리선권 위원장은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 열망은 비유해 말하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게 어떤가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조 장관의 스케이트 선수 경력을 언급하며 “장관 선생이 평창 올림픽부터 이야기하는 것 보니까 확실히 그 동심이 순결하고 깨끗하고 불결한 게 없다. 그때 그 마음을 되살린다면 순수한 또 우리 단합된 그것이 합쳐지면 오늘 북남 고위급 회담이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진행된 회담은 오전 11시 5분까지 이어지며 평창동계올림픽 참석 및 이산가족 상봉 논의를 위한 적십자회담과 군사당국회담에 대한 언급도 진척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북측이 기존의 입장과는 달리 공개 회담을 제의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우리 측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 브리핑을 보면 우리 측은 북측에 평창올림픽에 많은 대표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것, 그리고 공동 입장을 요청했으며, 작년 7월 정부가 북측에 제의한 것처럼 설맞이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군사당국회담을 다시금 제의했고 북측은 한반도 긴장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측은 평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 올림픽위원회 대표단 및 선수단 그리고 응원단과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과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해 남북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가자고 제의한 것으로 천 차관을 밝혔다.
이후 양측 수석대표간의 회담이 진행되었으며, 각자 점심을 마치고 오후에는 수석대표를 제외한 4:4의 실무대표들의 회의가 이어졌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김정은의 특별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미연합군사훈련 및 핵미사일에 관련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 : 동시입장하는 남북 대표들. 출처 : 공동취재 기자단>
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