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지사 구속에 엇갈린 정치권 행보”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중앙지법이 1심 선고에서 징역2년에 법정구속을 판결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하는 등 사법부의 판결에 강한 이의를 제기하며 사법적폐를 주장하자 야당들이 일제히 민주당을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30일 김경수 전 지사가 법정구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은 긴급의총 후 이재정 대변인의 오후현안 브리핑을 통해 “매우 유감이다. 킹크랩시연과 관련하여 관련자들이 동일한 변호인의 순차적 접견을 통해 말을 맞추는 등 증거를 조작하려한 내용이 법정에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며 재판부의 판결에 불신을 선언했다.

또한 “정해놓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증거가 부족한 억지논리를 스스로 사법신뢰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인정해 최악의 판결을 내렸다”며 “특검의 짜맞추기 기소에 이은 법원의 짜맞추기 판결에 강하 유감을 표한다”며 김경수 경남지사의 구속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법농단의 정점 양승태의 구속영장이 청구되던 당시 별안간 선고기일이 연기된 것을 두고 무성하던 항간의 우려가 여전히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양승태 사법부의 비서실 판사이던, 그 재판장의 공정성을 의심하던 시선이 마침내는 거두어질 수 있길 지금도 바란다”며 김 지사의 판결을 결정한 판사에 대해 적폐라는 굴레를 씌우는 모습이다.

이에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31일 비대위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판결을 통해서 드러난 증거만 해도 지난 대선에서 엄청난 규모의 여론조작이 있었구나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보복재판식, 심지어 법관을 탄핵하겠다는 집권여당에 대해 한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의 모습에 강한 유감을 표현했다.

또한 “대한민국 사법부 판결에 대해서 집권당이 보복성 판결이라고 하고, 탄핵 추진하겠다고 삼권분립 정면도전”이라며 “반헌법적 행태이다. 불리한 판결만 나오면 적폐라고 하는데 어떻게 봐야 하는데 입법 행정 사법을 모두 똑같이 생각하고, 집행하고 독점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독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여당의 반응에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댓글이 조작되었다. 국민의 마음을 훔쳤다. 생각을 바꿨다. 저희는 그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했지만 속았다. 이제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문대통령께서는 최측근 김 지사의 댓글조작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 답변해주셔야 한다. 해명해주시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기억한다. 김 지사의 지근거리에 있었음을 기억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민주당이 어제 판결에 대해서 매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판사 개인에 대한 공격과 사법 농단 운운하면서 적폐청산TF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다. 매우 위협한 발상이다. 삼권분립을 철저히 부정하는 것이다. 저는 민주당이 이러한 의도를 노골화할 경우 국민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 개인 판사 공격보다 반성과 사과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31일 원내정책회의를 통해 “댓글조작은 건전한 여론을 조작하여 선거의 결과를 흔들어 놓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한 매우 심각한 범죄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것이기에 엄중한 처벌과 책임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재판부의 판결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또한 “김경수 지사는 더 이상 구차한 변명과 말 바꾸기를 중단하고 경남도지사직을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김 지사는 문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우산 속에서 경남도민을 농락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전 국민을 상대로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발언과 행위를 하였다. 김 지사 스스로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있고 경남도민에게 사과할 의사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지금 지사직을 내려놓는 것이 도리”라며 이후 정치공방이 청와대를 향할 것임을 암시했다.

아울러 “민주당 역시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누가 봐도 분명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정치인에게 공천을 준 것도 잘못이다. 민주정당으로서 책임을 철저히 외면한 직무유기”라며 “민주당은 ‘보복성 재판이다’, ‘납득할 수 없는 재판’이라는 표현으로 민주당 특유의 이분법적 사고와 관점을 갖고 정치쟁점화하려고 하고 있다. 법원의 판결을 부정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저해하는 심각한 행위”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특히 “지금 민주당의 태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일부 세력이 헌법재판소와 탄핵판결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 식이라면 앞으로 법원이 내린 판결을 인정하려는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라며 “지금 민주당은 법원의 판결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들께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민주당은 과거 특검활동에 대해 무수한 정치적 압박으로 수사에 부담을 준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철저한 반성과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하태경 의원도 “법치주의 파괴는 국가 파괴 행위다. 국가 통합의 최고 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의 법치주의 파괴 책동을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며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저지른 행위는 국민 여론을 오도해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 심각한 범죄행위다. 그에 합당한 심판을 받은 것뿐”이라며 민주당이 재판부를 ‘사법적폐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정말 경악스럽다”며 민주당 비판에 동참했다.

민주평화당은 문정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법치부정, 그 프레임은 틀렸다! 김경수 일병 구하기인가?”라며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에 발끈한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반기를 들고 나섰다. 흡사 실세 정치인에 충성경쟁이라도 하듯 줄을 서는 촌극이다. 이른바 양승태 키즈라는 딱지붙이기와 사법적폐의 역습이라는 음모론, 한마디로 여당 의원들이 선동하는 법치의 부정”이라며 민주당의 재판부 공격에 이의를 표명했다.

또한 “칼에 두 개의 날을 벼리는 이유는 하나는 상대를 또 하나는 자신을 베는 데 쓰인다는 의미, 그래서 양날의 검이라 불린다”며 “사법적폐의 주범인 양승태가 구속되었듯 댓글조작을 통해 여론을 조작한 김경수 지사의 구속이 바로 양날의 검이다. 민주당의 이중잣대는 상습적이었고 투기와 재판청탁에 최소한의 죄의식도 없었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결국 김경수 지사의 법정구속으로 정치권은 산재한 법안의 처리는 뒤로 미룬체 또 다시 정쟁의 수렁으로 빠져들 공산이 농후해 보이며, 2월 국회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 오히려 좋은 빌미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