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22일 오후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안은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51명, 반대 7명, 기권 12명으로 가결됐다. 이와 함께 독점규제와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한미 FTA 이행을 위한 14개 법안도 함께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비준안 처리 이후 "여야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민주당 등 일부 야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반대 때문에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국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으로서는 미국의 FTA 이행법안 처리에 맞춰 국내에서도 처리 절차를 밟음으로써 FTA 발효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야당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 처리를 했다는 비판과 함께 정국은 급속히 냉각될 전망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강행처리된 한미FTA의 무효를 선언하며 무효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이 정권하에서 무효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다음 정권, 저희가 정권교체를 통해서 한미FTA 무효를 선언하고 한미FTA를 새로 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헌정사상 미증유의 비공개 본회의 날치기로,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한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며 전면 무효임을 선언한다"며 "한미 FTA 날치기 처리는 그 내용과 절차에 위헌 요소가 있어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하고 법적 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당장 내달 2일로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불투명 해 졌다. 더욱이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 또는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반대해온 시민사회 세력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는 쉽게 손을 맞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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